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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명옥 기자
작성일 2008-10-26 (일) 19:50
ㆍ조회: 1623  
한 사람의 꿈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 . . .
           
 
          라벤데일 갤러리 운영하는 크라이스트처치 교민 서원석.황승옥씨 부부
 
 
                                                  

    코리아 모르는 현지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멋" 알리는 문화외교관       

          주민 설득 끝 4년 전 갤러리 문열어 '손때 묻은' 민속골동품 전시...

 라벤더농장 수익으로운영해


지난 2004년에 오픈한 '라벤데일'은

그동안 알음알음 찾아오는 교민들은 물론, 현지인들과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크라이스트처치의 명소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별히 'NORTH &SOUTH'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누구나 꿈을 꾼다. 하지만 누구나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1992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뉴질랜드를 여행하다가 오클랜드박물관 한 켠의
작은 유리장 안에 놓여있는 한국 도자기 몇 점을 맞닥뜨린 순간,
너무나 아쉽고 측은한 나머지 그 자리를 쉽게 떠날 수 없었다던 서석원, 황승옥씨 부부.
그들의 꿈은 거기서 잉태되었다.
그리고 줄곧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 때 그 순간이 없었다면 아마 현재의 라벤데일 갤러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


크라이스트처치 명소로 손 꼽히는 라벤데일 

 
그 유명한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이 있는 광장에서 아카로아 방향 국도 75호선을 타고
23킬로 정도만 달리면 타이타푸(Tai Tapu)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거기서 조금(약 5킬로미터쯤?)만 더 가면 잘 다듬어진 향나무 숲으로 된 벽이 있는데
(쌩하고 달리면 자칫 지나칠 수 있으므로 주의)
바로 거기, '라벤데일'이라는 간판이 수줍게 서 있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한국 인사동 골목에나 가야 있을 법한 손때 묻은
민속 골동품들이 정겹게 맞이한다. 다듬잇돌 위 가지런히 놓인 고무신과
금방 외출하고 돌아 와 벗어 걸어 놓은 듯한 도포와 갓,
묵직한 세월을 담은 반닫이, 호롱과 등잔, 죽부인, 왕골자리까지…
전형적인 영국식 건물에 그들의 골동품들과 나란히 진열된
우리의 '옛 것'들은 과연 품위 있는 자태로 현지인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역 만리 낯선 땅에서 집안 삼촌이라도 만난 듯 반가운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뼛속까지 스미는 겨울 한기에 불쑥불쑥 그리웠던
따끈한 대추차와 빈대떡이 테석테석한 질그릇에 담겨 나왔을 때,
그 기분은 사랑방에서 대접을 받는 듯 진한 향수를 달래 주고도 남았다.
작은 카페 공간에서 한 잔의 차를 마신 후
파인아트 전시실과 판화, 사진, 도자기 등으로 나뉘어진 5개의 공간을 거쳐
밖으로 나가면 보랏빛 향기가 넘실대는
라벤더 농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옆에는 예전에 양털을 깎던 창고를 개조해서 만들고 있는
제2전시관이 놀라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10에이커 농장 딸린 집, 온 가족 매달려 수리
 

'라벤데일'의 주인장 서석원씨와 황승옥씨는 홍익대학교 미대에서
각각 한국화와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부부이다.
한국에서 남편은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그룹 전시활동을 하였고,
아내는 미술학원을 경영했다.
"1997년에 크라이스트처치로 이민와서 초기 5, 6년 간은 아이들
(현재 딸은 웰링턴 병원에서 치과의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들은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교육과 정착을 위한 여러 가지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죠.
그래서 아내는 폴리텍에서 영어 디플로마 코스를 4년간에 걸쳐 마치고,
저는 폴리텍에서 1년간 기초영어를 공부한 후 클럽 활동을 통해
도자기와 조각도 배우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뉴질랜드 Art History와 사진을 배우면서 갤러리와 민속박물관을 위한
기초준비를 했습니다."

어느정도 뉴질랜드 생활에 안착한 이들 부부는
2003년, 크라이스트처치 센터 인근에 있는 10에이커 정도의 농장이 딸린
오래된 집(지금의 라벤데일)을 구입했다.
마치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듯 뛸 듯이 기뻤다.
그리고 1년 반 이상을 온 가족이 달려들어 수리하면서
시로부터 갤러리와 카페 허가를 얻어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이웃한 주민들의 동의와 이해를 얻는 일이었다.
당시 아시안을 처음 대하는 동네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었고,
도시인들에 비하면 엄청 보수적이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작품사진과 전시할
자료목록을 보이면서 설명했지만 반신반의하며 오랫동안 동의해 주지 않더군요.
그러던 중 갤러리 입구 약 40미터 길이의 뉴질랜드 천연물인
Macro Kappa 향나무 울타리가 길 쪽으로 많이 웃자라 가지를 쳐야만 했어요.
혼자서 일주일 동안 전지가위를 들고 높은 곳은 차 지붕 위에 사다리를 세운 채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던 마을 주민이 어느 날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큰 가위를 가져다 주더군요.
농장에 살려면 그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 후 마을 주민으로 접수(?)를 했는지, 모든 문제가 술술 풀리더군요."

그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휴식도 없이 온몸을 움직여 열심히 일해야만 했다.
또한 앞으로 개관할 제2전시관을 개조하려면
하루 4시간씩 6개월은 족히 힘겨운 막일(?)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삶에 포기란 없다.
작열하는 햇빛을 받고 모진 비바람을 이겨낸 인내의 열매가
얼마나 달콤한지 알기 때문이다.

문화공간 유지, 관리 위해 라벤더 농부되다 
 
"다행히 겨울철에는 관광객들이 많지 않고, 나들이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7, 8월 두 달간은(금, 토, 일) 3일간만 오픈하고
그 외 시간에는 작품활동과 라벤더 묘목 기르기 및 농장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서석원씨는 라벤데일의 문화공간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보조금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라벤더 농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라벤더 농장은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와
휴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의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장이 되었다.
그는 지난 4년간 라벤더 재배법과 이용법들을 연구하여
라벤더 에센스 오일을 생산, 판매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라벤더 농부이자 박사가 되었다. 지난 8월부터는 라벤더를 이용한 천연 화장품과 미용제품까지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였다면 벌써 싫증이 나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곳에 가 보면 한국의 예술과 문화의 혼을 알리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그의 투지를 엿볼 수 있다.
"요즘 라벤더 그루터기에 자라는 잡초가 저의 스트레스입니다.
하지만 그 잡초가 스트레스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잡초를 제거하는 동작 자체에만 열중하다 보면
피로가 사라지면서, 마음의 잡초까지 뽑히거든요."
라벤더 향기에 묻어나는
그의 질박하고 넉넉한 미소가 전시된 소장품 만큼이나 멋스러워 보였다.

한 사람의 꿈과 희망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큰 꿈과 희망으로 이어진다.
지금도 역사는 꿈을 꾸고 희망을 가꾸어가는 사람들에 의하여
이루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서석원씨 부부처럼.               


 
  
            이글은  크리스천 라이프 신문 제 95 호에 실린기사 입니다  
2008년 10월
크리스천 라이프   장명옥 기자

이름아이콘 뉴질랜드묘심사
2009-02-16 16:52
세계의 모든 언론에 다 방영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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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vendale  is located approximately 23km from Christchurch city,
towards Akaroa on Highway No. 75